Unframed pureness

emma.hye

설치, 오브제

작가 페이지 QR

작가 노트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자신을 지나쳐 간다. 한때는 중요하다고 믿었던 꿈이나 가치관, 좋아했던 것들, 그리고 그 시절에는 분명 ‘이게 진짜 나’라고 생각했던 모습들까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멀어진다. 사람들은 그것을 성장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 과정 속에 이전의 나와의 이별이 있다고 느꼈다. 여기서의 죽음은 실제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현재의 나와는 달라진 이전의 모습을 내려놓는 과정이다.

작품 설명

일반적으로 허물은 벗어내고 지나가는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나는 허물을 완전히 사라지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허물은 내가 지나온 시간이자, 내가 속해 있었던 세계의 흔적이다. 특히 어린 시절의 동심은 누구나 한 번쯤 머물렀던 가장 순수한 세계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고, 작은 것에도 쉽게 설레며, 상상만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던 시기였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는 현실을 배우고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세계를 벗어나게 된다. 어른이 된 지금은 더 이상 어린 시절과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 세계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살아가며 수많은 세계를 경험한다. 어린 시절의 동심, 당연하다고 믿었던 가치관, 특정한 관계와 경험들은 각기 하나의 세계가 되어 우리를 둘러싼다. 그리고 우리는 성장하며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이전의 세계를 떠난다. 때로는 스스로 그것을 깨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세계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허물처럼 남아 내가 무엇을 사랑했고 무엇을 믿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내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동심 또한 마찬가지다. 비록 더 이상 그 안에 머물 수는 없지만 어린 시절의 순수한 시선과 상상력은 허물처럼 내 안에 남아 현재의 나를 이루는 일부가 된다. 그래서 허물은 단순히 버려진 껍질이 아니라 지나온 세계의 흔적이자 성장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작품 (0)

등록된 작품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