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ramed pureness

bath time

bath time

nearbysun

2026 · 60cm x 30cm x 54cm

작품 설명

어린 시절의 기억은 이상합니다. 분명 그때는 별것 아니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소중했던 순간들은 희미해지고, 사소했던 장면들은 이유도 모른 채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기도 합니다.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은 정말 실제의 모습일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며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형태로 편집된 결과일까. 이번 작업은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상어와 목욕 오리, 천연 해면 스펀지. 서로 다른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떠올리다 보니, 어느새 그것들은 어린 시절의 목욕놀이를 닮은 하나의 장면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사건을 재현한 것은 아니지만, 기억은 원래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흩어진 감정과 이미지들이 시간이 지나 하나의 이야기처럼 남는 것 말입니다. 가죽은 저에게 사물을 오래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자,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형태입니다. 동시에 그것은 기억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다시 덧입히고 편집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bath time〉**은 어린 시절의 목욕놀이를 재현한 작품이 아니라, 지금의 제가 다시 만들어 낸 어린 시절의 기억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시간이 더 흐른 뒤에는, 이 작품을 만들었던 오늘 또한 제게 또 하나의 '좋은 목욕놀이'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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